일본 곰 출몰 지역과 대처법 | 피해 현황, 개체수 증가, 조우시 대처 방법
7~8년 전 나가노현에서 산악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로를 유유히 건너는 곰 한 마리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직도 그 장면이 선명합니다. 당시에는 운 좋게 먼 거리였고 곰도 그냥 지나쳤지만, 요즘 일본의 곰 출몰 뉴스를 접할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납니다.
제가 환경성 및 지방자치단체 자료를 기준으로 확인해 보니, 2025년은 일본 곰 피해가 실제로 역대급 수준이었습니다. 일본 환경성 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전국에서 곰에 의한 인신 피해자는 238명이었고, 2025년 10월 17일 환경성 발표 당시에는 이미 그해 사망자가 7명으로 늘어나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2025년도 전체 집계가 마무리되면서 사망자는 13명까지 증가했습니다. 일본을 여행하거나 산악 트레킹을 계획 중이라면, 이 문제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1. 곰 피해 현황,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홋카이도 같은 곰이 자주 발견되는 얘기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들여다보면 야마가타현에서 여성이 곰에게 습격당하고,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에서는 곰이 민가에 침입해 반려견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 안 바닥에 선명하게 찍힌 곰 발자국이라니, 제가 봐도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홋카이도에서는 새벽에 신문을 배달하던 중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피해 지역이 특정 지방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무서운 부분입니다. 간사이 지방인 효고현과 토부의 산간 지역에서도 반달가슴곰의 출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곰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했던 지역에서도 보호와 관리 정책 이후 개체군이 회복되면서 인간 생활권과의 접촉이 중요한 관리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목격했던 나가노현도 알펜루트 인근이라 산악 관광지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당시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지역도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산악 등산객뿐 아니라 산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도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공식적으로 당부하고 있습니다.
2. 개체수 증가와 어반 베어의 등장
왜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곰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곰의 행동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체수 증가는 역설적으로 자연 회복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산림이 풍요로워지고 인간의 간섭이 줄어들면서 곰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서일본 지역은 2000년대 초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 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위기감에 2003년부터 보호 계획을 실시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개체수가 너무 많아진 상황이 됐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숫자가 아닙니다. 서식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곰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학습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반 베어(Urban Bear)는 인간을 두려워하는 동물이었지만, 마을에서 음식물 쓰레기나 방치된 과실 등 쉬운 먹이를 발견하고 나면 그 기억이 각인됩니다. 이 행동이 반복되면 곰은 인간 주거 지역을 더 이상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지 않게 됩니다.
특히 감(柿)이 큰 문제입니다. 교토부 조사에서는 가을에 조사한 곰의 약 70%에서 감을 먹은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수확하지 않고 버려두는 감이 곰을 마을로 불러들이는 유인물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관광지에서 곰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일본 환경성 야생동물 관리 지침에서도 먹이 주기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3. 산에서 곰과 마주쳤을 때 대처 방법
이게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도 그때 만약 곰이 버스 쪽이 아닌 제 쪽으로 왔다면 어떻게 했을지 솔직히 아무 준비가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면 달랐겠지만요.
곰은 시력이 약한 대신 청각과 후각이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이 특성을 역으로 활용하면 조우 자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산행 중에는 곰방울(クマ鈴)이나 라디오 등 소리가 나는 물건을 이용해 자신의 존재를 미리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고, 주변의 소리와 흔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다만 이미 가까운 거리에서 곰과 마주쳤다면 곰을 자극하려고 큰 소리를 내거나 물건을 던져서는 안 됩니다. 이때는 곰을 바라보면서 침착하게 천천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부분이 의외로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올바른 대처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멀리서 곰을 발견했다면
곰에게 접근하지 말고 사진을 찍으려고 가까이 가지 않습니다. 곰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거나, 곰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합니다.
② 가까운 거리에서 갑자기 마주쳤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뛰지 않는 것입니다.
곰에게 등을 보이지 않고 곰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뒤로 물러납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돌이나 짐을 던져 곰을 자극해서도 안 됩니다.
③ 곰이 공격해 오는 경우
곰 퇴치 스프레이를 가지고 있다면 사전에 사용법을 숙지해 두어야 합니다. 환경성은 실제 공격을 받을 경우 엎드려 얼굴·목·복부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단, 곰 퇴치 스프레이와 방어 자세가 모든 공격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므로 어디까지나 최후의 대응 수단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곰 출몰이 잦은 시기가 따로 있습니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나 먹이를 찾는 봄과, 겨울잠에 들기 전 왕성하게 에너지를 비축하는 가을이 가장 위험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처럼 한여름이나 초겨울에도 목격되는 사례가 많으므로, 일본 산간 지역이나 소도시를 여행할 때는 계절과 무관하게 기본 대비는 갖춰야 합니다.
4. 사회 차원의 곰 관리, 지금 어디까지 왔나
개인이 조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지금의 상황이 개인 대응을 넘어선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과제 중 하나는 수렵인(ハンター) 부족과 고령화입니다. 수렵인이란 공공 안전을 목적으로 유해 야생동물을 포획하도록 허가받은 전문 사냥꾼으로, 일본에서는 이들의 수가 급격히 줄고 평균 연령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곰이 마을에 나타났을 때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없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효고현의 사례는 그나마 참고할 만합니다. 마을에 내려온 곰을 포획한 뒤 곰 퇴치 스프레이 등을 활용해 인간 주거 구역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을 심어주고 방사합니다. 이후 마이크로칩을 삽입해 재출현 시 살처분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전기 울타리 설치로 곰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학습으로 억제하고, 감나무 등 방치된 과실을 미리 제거하는 환경 정비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체수 관리 정책의 효과와 한계에 대해서는 일본 생물다양성센터의 곰 관리 매뉴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흥미로운 점은 도토리 작황과 곰 출몰 빈도의 상관관계입니다. 도토리가 풍작인 해에는 산에서 먹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 곰이 마을로 내려올 이유가 줄고, 반대로 흉작인 해에는 출몰이 급증합니다. 효고현은 이 패턴을 파악해 출몰 빈도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특히 2025년도에 역대 최다 수준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2026년에도 일본 산악 지역을 여행할 경우 최신 출몰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야생동물 퇴치 로봇인 몬스터 울프(Monster Wolf)처럼 기술적인 해결책도 개발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체수 관리뿐 아니라 방치된 과실과 음식물 쓰레기 같은 유인물 제거, 전기울타리 설치, 생활권 출몰 대응, 전문 인력 확보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산 주변에서 벼나 채소 농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어, 단순한 야생동물 문제를 넘어 농촌 생존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 여행 중 곰 출몰 지역은 어디인가요?
A.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방이 피해가 가장 집중된 지역이지만, 혼슈 전역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효고현, 교토, 나가노현 등 간사이와 중부 지방의 산간 지역에서도 출몰이 빈번합니다. 주택가와 초등학교 근처에서도 목격 신고가 나오고 있으므로, 산간 소도시를 방문할 때는 지역 출몰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곰방울(방울 소리)이 정말 효과가 있나요?
A. 곰은 청각이 매우 발달해 있어, 미리 소리를 내면 인간의 접근을 감지하고 스스로 자리를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미 곰과 마주친 상황에서 갑자기 방울을 울리면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조우 예방 목적으로 산행 중 지속적으로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Q. 곰 퇴치 스프레이는 일본에서 구입할 수 있나요?
A. 네, 일본 대형 아웃도어 용품점이나 홋카이도 현지 편의점에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단, 비행기 기내 반입이나 수하물 위탁이 제한될 수 있어 현지 구매를 권장합니다. 구매 후에는 사용법을 반드시 미리 숙지해 두어야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가을에만 곰을 조심하면 되나요?
A. 가을은 겨울잠 전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기라 출몰이 가장 잦지만, 봄에도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곰이 먹이를 찾아 활발히 움직입니다. 제 경험처럼 한여름에도 출몰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계절에 무관하게 일본 산간 지역 방문 시에는 기본적인 대비를 갖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곰이 민가에 나타났을 때 어떻게 신고하나요?
A. 일본에서는 110번(경찰) 또는 지역 시청·정 사무소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여행자라면 숙소 프런트에 즉시 알리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현실적인 첫 번째 대응입니다. 신고 시 곰의 위치, 마릿수, 이동 방향을 가능한 한 정확히 전달하면 빠른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일본 각 지자체의 'クマ目撃 MAP(곰 출몰 지도)' 서비스나 현지 관광협회 공지사항을 확인하면 실시간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자연이 아름다운 만큼, 그 자연 속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위험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7~8년 전 나가노에서 곰을 목격했을 때 저는 그냥 신기한 경험으로만 넘겼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일본 산악 관광이나 트레킹, 소도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곰방울 하나라도 준비하고, 최소한 조우 시 대처법만큼은 숙지하고 떠나시길 권합니다. 아는 것이 진짜 대비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SSmK6nwx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