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샤의 모든 것|기원과 역사부터 마이코가 게이코가 되는 과정과 생활까지
오늘은 일본 문화 중의 하나인 게이샤(芸者) 문화에 대해 다루려고 합니다. 정교하게 올린 머리, 새하얗게 화장한 얼굴, 화려한 기모노와 긴 오비를 두른 모습은 일본을 소개하는 사진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교토의 기온 거리를 걷다 보면 전통적인 기모노 차림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마이코(舞妓)나 게이코(芸妓)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샤는 단순히 화려한 옷을 입고 손님을 접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춤과 노래, 샤미센, 전통예능, 다도, 예절, 대화법 등을 오랜 시간 훈련해 손님에게 일본의 전통적인 예술과 문화를 보여주는 전문 예능인에 가깝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게이샤의 모습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초기의 게이샤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있었으며, 현재의 여성 게이샤 중심 문화가 만들어진 것은 에도시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였습니다.
1. 게이샤라는 명칭의 뜻
'게이샤(芸者)'라는 말은 '예술(芸)을 하는 사람(者)' 즉 예술과 재능을 갖춘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교토에서는 일반적으로 게이샤를 게이코(芸妓)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게이코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견습생을 '마이코(舞妓)'라고 합니다.
따라서 교토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기준으로 보면,
- 게이샤 =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칭
- 게이코 = 교토에서 사용하는 성인 전문 예능인
- 마이코 = 게이코가 되기 위한 견습 예능인
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2. 게이샤의 기원은 남성에서 부터 시작
게이샤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흥미로운 점은 최초의 게이샤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에도시대의 유흥 공간에서는 손님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래와 악기, 춤, 이야기, 유머 등을 담당하는 남성 예능인이 활동했습니다. 이들은 타이코모치(太鼓持) 또는 호우칸(幇間)이라고 불렸습니다.
18세기 중반 이후 여성 예능인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노래와 춤, 샤미센 등을 중심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여성 게이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게이샤라는 직업은 점차 여성 중심의 직업으로 변화했습니다.
결국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 게이샤 문화는 에도시대의 도시문화와 전통예능이 결합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게이샤와 유녀는 다른 개념
게이샤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바로 게이샤와 유녀를 같은 직업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에도시대의 유곽에는 유녀와 게이샤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예능인이 존재했습니다. 그중 게이샤의 본질적인 역할은 음악과 춤, 대화 등 예능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18세기 후반에는 게이샤의 활동을 관리하는 제도도 정비되면서 게이샤와 유곽의 다른 직업 사이에 구분이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따라서 현대의 게이샤를 단순히 '일본의 전통적인 접객 여성' 또는 '유곽의 여성'으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4. 게이샤가 되는 과정
그렇다면 오늘날 일본에서 게이샤, 특히 교토의 게이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토의 전통적인 시스템에서는 '오키야(置屋)'라는 곳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키야는 마이코와 게이코가 생활하거나 소속되는 곳으로, 일반적인 의미에서 예능인의 소속처이자 교육기관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어린 나이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의 마이코 제도에서는 중학교 졸업 이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거에는 10세 또는 13세 정도의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는 중학교 졸업 후부터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①오키야에 들어가기
마이코가 되고 싶은 사람은 하나미치(게이샤 거리)의 오키야(게이샤 숙식 거처)에 들어가 생활하면서 본격적인 수련을 시작합니다.
현재는 과거처럼 반드시 소개를 통해서만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교토의 공식 지원기관을 통해 상담하거나 오키야에 직접 문의하는 방법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②약 1년 동안의 '시코미'
처음부터 손님 앞에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시코미(仕込み)'라는 준비 기간을 거칩니다.
이 기간에는 오키야의 생활을 도우면서 기본적인 예절과 생활습관을 익히고 춤과 노래, 교토의 전통적인 언어와 문화 등을 배웁니다.
즉, 마이코가 되는 것은 단순히 기모노를 입고 화장을 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생활 자체가 수련의 일부인 것입니다.
③미나라이라는 실전 수습
시코미 기간을 거친 뒤에는 선배 게이코나 마이코를 따라다니며 실제 꽃거리의 생활을 배우는 미나라이라는 견습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는 실제 좌석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손님에게 어떻게 인사하는지, 선배를 어떻게 보조하는지 등을 몸으로 익힙니다.
그리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정식으로 마이코 데뷔를 하게 됩니다.
이것을 '미세다시(店出し)'라고 합니다.
④성인 게이샤 승급(에리카에, 襟替え)
보통 20세 전후가 되면 마이코 시절의 붉은 깃(에리)을 하얀 깃으로 바꾸는 '에리카에' 의식을 거쳐 정식 게이샤(교토에서는 '게이코')가 됩니다. 머리를 가발로 바꿀 수 있게 되며, 기모노와 화장도 한층 단정하고 차분한 스타일로 변합니다.
5. 마이코와 게이코의 차이
많은 관광객이 기온에서 만나는 화려한 기모노 차림의 젊은 여성을 모두 게이샤라고 부르지만, 교토에서는 마이코와 게이코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마이코는 견습생이고 게이코는 전문 예능인입니다.
마이코는 비교적 화려한 기모노와 긴소매, 늘어진 형태의 오비를 착용하고 전통적인 헤어스타일을 유지합니다.
반면 게이코가 되면 보다 성숙하고 절제된 스타일로 변화합니다.
머리 모양과 의상, 화장뿐 아니라 예술적인 능력과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더 높은 수준이 요구됩니다.
마이코는 춤과 샤미센, 노래, 예절 등을 배우면서 수년간 수련하며,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게이코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예능 수련은 5~6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6. 게이샤가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게이샤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외모가 아닙니다.
핵심은 예능과 접객 능력입니다.
그러므로, 전통무용, 샤미센, 노래, 다도, 꽃꽂이, 교토 방업과 대화법 등을 배웁니다.
7. 게이샤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
화려한 모습 때문에 게이샤의 생활을 낭만적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생활은 상당히 규칙적이고 바쁩니다.
마이코의 하루를 보면 일반적으로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한 뒤, 오전 10시 무렵부터 오후 1시 정도까지 춤이나 음악 등의 연습을 합니다.
오후에는 준비와 휴식, 개인적인 연습 등을 하고 저녁부터 본격적인 접객 일정이 시작됩니다.
게이코와 마이코의 활동 장소는 '오차야(お茶屋)'나 전통적인 연회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춤이나 음악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손님을 즐겁게 합니다.
8. 게이샤의 생활공간 '오키야'
오키야는 게이샤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공간입니다.
과거에는 마이코가 오키야에서 생활하며 의식주와 교육을 제공받고, 게이코가 된 후에도 오키야와 연결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키야의 책임자는 일반적으로 '오카상(お母さん)'이라고 불립니다.
말 그대로 '어머니'라는 뜻이지만 친어머니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마이코와 게이코의 생활과 교육을 관리하는 책임자를 부르는 표현입니다.
오키야에서는 예절과 생활습관, 예능 연습, 의상 관리 등 여러 가지를 관리합니다.
이 때문에 게이샤 문화는 개인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배와 후배, 오키야, 오차야, 음악과 무용 선생님 등 다양한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전승되는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게이코가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①마이코가 일정 기간 수련을 마치고 전문 예능인으로 인정받으면 '에리카에(衿替え)'라는 과정을 거쳐 게이코가 됩니다.
②게이코가 된 뒤에는 마이코처럼 단순히 견습생으로 보호받는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예능과 능력으로 독립적인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③생활도 독립해 따라 살 수 있으며, 일을 할 때 이외에는 머리 모양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④게이코가 된 뒤에는 '지마에(自前)', 즉 스스로 독립해 자신의 예능으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게이코에게는 정해진 정년이 없어 평생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⑤게이코는 크게 '다치카타(立方)'와 '지카타(地方)'라는 역할로 나뉘기도 합니다.
다치카타는 주로 춤을 담당하는 예능인이고, 지카타는 샤미센이나 노래 등 음악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물론 개인의 전문 분야와 능력에 따라 다양한 전통예능을 익히게 됩니다.
10. 게이샤는 어디에서 활동할까?
교토에는 전통적으로 '고카가이(五花街)'라고 불리는 다섯 개의 꽃거리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 다섯 곳입니다.
- 기온 고부(祇園甲部)
- 기온 히가시(祇園東)
- 미야가와초(宮川町)
- 폰토초(先斗町)
- 가미시치켄(上七軒)
이곳은 각각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 공연 전통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기온은 해외 관광객에게 가장 잘 알려진 지역입니다.
전통적인 마치야와 오차야가 남아 있고, 저녁이 되면 전통적인 기모노를 입은 게이코와 마이코가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1. 게이샤의 공연은 일반 관광객도 볼 수 있을까?
과거에는 게이샤와 직접 만나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오차야는 신뢰할 수 있는 고객의 소개를 통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관광객도 게이코와 마이코의 예능을 접할 수 있는 공개 공연이나 체험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토에서는 봄과 가을을 중심으로 각 꽃거리의 전통 공연이 열립니다.
대표적으로 미야코 오도리, 교토 오도리, 가모가와 오도리, 기타노 오도리, 기온 오도리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공연은 관광객이 게이코와 마이코의 실제 춤과 음악을 비교적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12. 기온에서 게이샤를 만났다면 꼭 지켜야 할 예절
최근 교토에서는 게이코와 마이코를 관광 상품처럼 취급하는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온에서는 길을 막거나 따라가면서 사진을 찍거나, 옷을 만지거나, 허락 없이 촬영하는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게이코와 마이코를 길에서 붙잡거나 따라가거나 허락 없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게이코와 마이코는 관광객을 위해 거리를 걷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오차야나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업무 중인 전문 예능인입니다.
따라서 우연히 마주쳤다면 길을 막지 않고 멀리서 조용히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은 예절입니다.
허락 없이 사진을 찍는 것도 예의가 아니므로, 사진을 찍고 싶다면 공개 공연이나 공식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13. 오늘날 게이샤가 갖는 의미
현대 일본에서 게이샤 문화는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예능을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변화하고 있는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14. 마치며
게이샤는 일본을 대표하는 독특한 문화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기모노와 흰 얼굴의 이미지 너머에는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온 훈련과 규율, 전통예능 그리고 인간관계의 문화가 존재합니다.
특히 게이샤의 기원은 처음부터 여성의 직업이 아니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에도시대에는 남성 예능인이 먼저 활동했고, 18세기 중반 이후 여성 예능인이 등장하면서 오늘날의 여성 중심 게이샤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교토의 마이코는 오키야에 들어가 시코미 기간을 거치고, 춤과 음악, 교토코토바, 예절 등을 배우면서 오랜 시간 수련합니다. 이후 마이코로 데뷔하고 다시 수년간의 경험을 쌓아 게이코로 성장합니다.
따라서 게이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일본의 전통음악과 춤, 언어, 미의식과 접객문화를 몸으로 익혀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살아 있는 전통문화의 계승자이기 때문입니다.
교토의 골목에서 마이코나 게이코를 우연히 만나는 것은 분명 특별한 경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를 먼저 드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전문 예능인이 자신의 일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교통에서 그들과 만날 기회를 가지려면 기온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